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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잘 안 먹는 아이에게 식사 예절 가르치기
> 오피니언 > 칼럼 > 임신출산    |   2020년10월07일
정지은 (babygirl@leadmom.com) 기자 
[글 = 신지현]


안 먹는 아이와의 식사 시간에서 부모가 곧잘 빠지는 딜레마가 있다. 어떻게든 어르고 달래 한 숟가락이라도 더 먹여야 하는 아이들의 경우 식사 태도, 자세 등이 엉망인 경우가 많다. 원체 안 먹는 아이이니 조금이라도 더 먹여 키우려는 마음에 식사 예절이 다소 불량하더라도 어떻게든 아이 기분을 맞춰주자는 마음과 그래도 어느 정도의 예절은 알려줘야 하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충돌하는 것이다.  

아무래도 뭐든 차려주는 대로 알아서 잘 먹는 아이들에 비해 식사 태도나 예절 등을 가르치는 일이 많이 후 순위로 밀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후 순위의 다소 적은 비율일지라도 초창기부터 아예 손 놓고 포기해버리면 나중에 다시 바로잡아 주는 것이 많이 힘들어진다. 

나 역시 여전히 잘 안 먹는 6살 딸을 키우는 엄마로서 일단 무엇보다 ‘먹이는 것’이 1순위가 되는 그 수순을 백배 공감한다. 그렇다고 아예 처음부터 식사 태도나 예절 가르치는 일을 손에서 놓아버리면 안 된다. 조금이라도 그런 마음인 부모가 있다면 간곡히 말리고 싶다.  




‘어차피’의 함정

어떻게든 먹여 키우는 일에 혈안이 되어 식사 태도나 습관, 예절을 내려놓게 되는 경우는 아마도 ‘어차피’의 함정에 빠져서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한다.  

‘어차피 의자에 앉혀도 금방 내려오니까’, ‘어차피 결국 내가 따라다니며 먹여야 하니까’와 같은 수많은 경험이 쌓여 만들어낸 일종의 확신이 결국 ‘포기’를 데려오는 것이다. 하지만 ‘어차피’의 세계에 갇히면 우린 늘 무기력할 수밖에 없다. 어차피 죽을 걸 알지만 그래도 영원히 살 것처럼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살지 않던가.  

어차피 잘 안 먹겠지만 그걸 알면서도 아이를 위해 하루 세 끼를 정성스럽게 차리는 것처럼, 어차피 아이가 거부하고 도망칠 거란 생각에 엄마부터 올바른 식사 태도, 예절을 가르치는 일을 지레 포기하지 않길 바란다. 



시작점 사수하기 :  
식사의 시작은 무조건 자리에 앉아서

나의 딸은 유아식으로 넘어가면서 한자리에 앉아 식사를 마치는 일이 정말 어려웠다. 잘 먹지도 않고, 물고만 있고, 장난감만 찾으며 자꾸 의자에서 내려가려 하기 때문이다.  

아이가 중간에 쪼르르 빠져나갈지언정 일단 처음에는 무조건 의자에 앉혀 식사를 시작하도록 한다. 1시간을 전쟁처럼 버티더라도 결국 다 먹고 자리에서 일어난 적도 있지만 중간에 흐지부지 자리를 이탈해 결국 따라다니며 먹이는 엔딩이 더 잦은 것 같다.  

아이를 끝까지 앉아있게 할 순 없더라도 처음은 항상 의자에 앉아서 식사를 시작해야 한다는 일종의 ‘의식’은 절대 어기지 않았다. 처음부터 포기하고 아무 데서나 식사를 시작하게 하는 것과 중간에 내려가게 하더라도 시작은 앉아서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을 것이다.  

올바른 식사 예절의 시작은 자리에 바로 앉아 식사를 마주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단 5분을 버티다 결국 자리를 이탈한다 하더라도 이 시작점만은 포기하지 말고 아이에게 각인시켜주면 어떨까. 일단 시작이 굳건하게 자리한다면 그 뒤가 아무리 엉켜도 풀어낼 수 있는 여지가 훨씬 많으니 말이다. 그것이 설사 다른 것들은 다 포기하더라도 이 시작점만은 놓지 않길 바라는 이유다. 



식사 예절, 한 가지씩 알려줘요

유아식을 시작하는 월령이 대개 돌을 넘긴 이후라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 그 나이에 식사 예절을 거창하게 가르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일지 모른다. 그렇지만 조금씩 말귀를 알아듣기 시작할 시기이기에 나는 그때부터 식사 때마다 딱 한 가지 원칙만은 알아듣건 말건 꼭 알려줬다. 그것은 바로 ‘식탁에 발 올리지 않기’였다.  

식사 중 어느새 슬그머니 귀여운 발가락이 또르르 식탁 위에서 꼼지락거리는 광경이 자주 연출되곤 했는데 그때마다 나는 단호하게 안 된다고 알려줬다. 돌 무렵부터였던 것 같다. 

그 하나가 다였다. 어차피 어려서 이것저것 알려줘도 받아들이기 어려울 테니 오직 그 한 가지만 뚝심 있게 집에서나 밖에서나 반복해서 알려줬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여전히 어린 나이였지만 식탁에 발을 올리는 행동이 해선 안 되는 행동이라는 것을 명확히 인지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때부터는 또 다른 식사 예절을 가르쳤다. 그렇게 아이의 언어, 인지 발달에 맞춰 하나씩 천천히 늘려가며 알려주기 시작했다. 여전히 아이의 엉덩이가 수시로 들썩이고, 이따금 수저를 과격하게 내려놓는 등의 모습을 보이지만 아이는 적어도 밖에서 타인의 눈과 귀를 찌푸리게 하지 않고 얌전히 밥 먹을 정도의 식사 예정은 갖췄다고 생각한다.  





유치원과 집에서 다르게 행동하는 아이

아이가 유치원에 입학해서도 잘 고쳐지지 않는 습관이 있었는데 손으로 반찬을 집어먹는 버릇이었다. 좀 더 어릴 땐 하도 안 먹는 아이인지라 혼자 먹겠다는 능동적 행위가 그저 기특해 별말 없이 놔두기도 했는데 유치원에 들어가면서 하루가 다르게 부쩍 (내면이) 성장하는 아이를 보며 이젠 정말 바로잡을 시기라고 생각했다. 

참 신기하게도 아이가 유치원에서는 손이 아닌 숟가락으로 메추리알을 떠먹는다고 했다. 왜 그렇게 하냐고 물었더니 아이는 “창피해서”라며 겸연쩍어 했다. 이는 기관에 다니며 얻는 장점 중에 하나가 아닐까 한다. 집에서 부모의 교육도 중요하고 의미 있지만 또래집단 안에서 친구들을 관찰하고 모방하며, 어떤 행동이 일반적이고 용인되는 행동인지를 스스로 배우기도 하니 말이다. 

물론 선생님과 친구들이라는 사회 안에서 스스로 배우고 깨우치기도 하는 기특한 아이들이지만 기본적인 뼈대는 집에서 만들어줘야 가능한 일일 것이다. 

아이의 식사 예절, 거창하게 욕심낼 것도 아니고 그럴 필요도 없다. 그저 1%라도 그 끈을 놓지 않겠다는 엄마의 마음가짐이면 된다. 단 하나라도 제대로 가르치겠다는 그 결심이면 충분하다. 그 1%의 짧디짧은 끈을 놓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잡고 있는 것이, 아예 놓쳐버린 끈을 뒤늦게 되찾으려는 노력보다는 덜 수고로울 것이라 확신한다.






글 = 신지현(post.naver.com/nikiko)      
잘 먹지 않는 아기, 그래서 남들보다 조금 작은 아기를 키우고 있다. 평범한 엄마로서 아이를 잘 먹이기 위한 뾰족한 묘책은 없지만 아이의 식습관 교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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