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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사교육 앞에서 중심 잃은 엄마
> 오피니언 > 칼럼 > 놀이교육    |   2020년08월26일
윤진아 (yun_jina@leadmom.com) 기자 
[글 = 김은애(4살, 2살 아이를 키우며 심리치료대학원에서 놀이치료를 공부하고 있다)]



요즘 ‘교육’이라는 단어가 나의 관심사 중 하나가 됐다. 그전까진 큰 고민 없이 지내다가 이제 교육의 범위가 더 넓어지고 어느 순간부터 들리고 보이는 것들이 많아지면서 한순간 중심을 잃기도 했다.





첫째가 5살인데, 이때부터 사교육의 갖가지 정보들이 한순간에 몰아치듯 다가왔다. 영어유치원? 사고력 수학? 예체능? 언제 무얼 해야 좋다는 등 여러 정보들을 한꺼번에 접했다. 그러다 ‘사고력 수학’이라고 불리는 곳에 첫째를 데려갔다.  

전화로 체험 수업을 예약하고 가서 놀이 형식으로 아이를 테스트한 뒤 어느 반에 들어가면 좋을지 알려주는데 “어머님... 상처받지 말고 들으세요”로 선생님의 말이 시작됐다. ‘어떤 게 부족하고 어떤 걸 해줘야 하며...’가 주된 내용이었다. 사실 내용이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지만 애초에 ‘상처받지 마시고 들으라는 말’부터 “상처받을 준비하세요”라고 들렸고 당장 수업을 시작해야 한다는 식으로 끝맺음을 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미 중심을 잃고 난 후였다. 

약 10분간의 대화. 사실 그 선생님의 영업 방식일 수도 있고 태도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10분의 일방적인 대화 후 나에게 남은 감정은 참 복잡했다. 아이의 손을 잡고 그곳의 문을 나서면서 나의 표정은 거울을 보지 않더라도 느낄 수 있었다. 얼굴 근육이 굳은 느낌이었다.  


‘사교육’이라는 의미 자체가 개인이 의사결정의 주체가 돼 이뤄지는 교육이다. 정의에서 말한 그 ’개인‘이 아이가 됐으면 좋겠다. 그래야 만족감과 행복감이 모두 클 것이다.  

중심을 다시 찾은 뒤 아이를 보니 아이는 그 자체로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잘못된 시선으로 그 빛을 어둡게 했던 찰나의 나를 반성해본다.  

내가 스무 살이 됐을 무렵 우연히 길을 가다 들었던 대화가 생각났다. 할머니와 손주의 관계로 보이는 두 사람이었는데 할머니로 추정되는 사람이 “너 공부를 잘해야 좋은 대학에 가지. 빨리 학원 가.”하며 아이의 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10년이 훌쩍 지났는데 그 대화가 아직 생생하게 기억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당시 난 적잖이 충격을 받았던 것 같다. ‘왜 대학이 조그만 아이의 목표가 돼야 하지?’란 생각을 했고, 그 잠재돼 있던 기억이 지금 아이를 키우면서 되살아났다.  






아이를 키워보니 아이가 더 부족함 없이 잘 자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당연한 것 같다. 나뿐 아니라 모든 부모가 그럴 것이다. ‘좋은 대학’이 목표가 돼 아이의 성취 욕구를 높일 수 있긴 하지만 그 목표를 이룬 후의 모습에 대해서도 아이와 함께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지금 내 옆에 있는 두 아이가 더 자란 후에도 지금 이 생각이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이가 ’어떤 사람‘으로 자랐으면 하는지도 아이와 함께 고민해봐야겠다. 

중심 잃고 휘청거렸던 지난 시간 덕분에 다시 교육, 즉 사교육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나는 잠시 중심을 잃었었지만 앞으로는 그 중심이 아이가 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 물론 끝까지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을까 싶지만 그때마다 이번 일을 상기할 것이다. 



글 = 김은애 
4살, 2살 아이를 키우며 심리치료대학원에서 놀이치료를 공부하고 있다. 3년 가까이 육아 관련 네이버 포스트(post.naver.com/goanna11)를 운영하며 육아 정보나 육아 관련 글들을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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