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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느린데 혹시? 발달장애에 대한 오해
> 기획    |   2020년07월08일
정지은 (babygirl@leadmom.com) 기자 
[글 = 선우현정(임상심리전문가/정신건강임상심리사)]


‘발달장애’ 하면 가장 먼저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눈 맞춤이 잘되지 않는 아이, 말이 느린 아이, 대/소근육 발달이 더딘 아이. 자녀와 함께 병원을 찾으시는 부모님들은 발달장애에 대해 주로 이런 이야기들을 하십니다. 물론 발달장애 아이들 중에 이 같은 증상들을 보이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발달장애의 극히 일부일 뿐입니다.   


보통 발달장애로 인식되어 있는 자폐스펙트럼장애를 포함하여 영유아기에 보일 수 있는 장애들을 ‘신경발달장애(Neurodevelopmental Disorders)’라고 합니다. 신경발달장애에는 여러 진단이 포함돼 있습니다. 지적장애, 의사소통장애, 자폐스펙트럼 장애,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운동장애, 특정 학습장애 등의 진단들이 모두 신경발달장애에 속합니다.   


이 중에서 의사소통장애와 운동장애는 또 하위 진단으로 나뉩니다. 의사소통장애의 경우 언어장애, 말소리 장애, 아동기 유창성 장애,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를 포함하고, 운동장애는 발달조정 장애, 상동운동장애, 투렛 장애, 틱장애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아마도 많은 부모님들이 자주 들어서 익숙한 진단들이 있을 것입니다.   


이런 지루하고 어려운 이야기로 글을 시작하는 이유는 신경발달장애에 대한 많은 오해들을 풀기 위해서입니다.  


‘신경발달장애’란 발달의 아주 이른 시기부터 발현되는 증상으로 인해 정상적인 발달 궤도를 따르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경우를 말합니다. 좀 더 쉽게 말하면 어느 정도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문제이고, 그로 인해 성장과정에서 여러 적응상의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하는데 어려움이 있거나 또래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게 될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연령에 기대되는 수준의 성취나 적응을 보이지 못하기도 합니다.   










이 글을 통해 부모님들이 병원을 찾으셔서 자주 묻는 질문들을 바탕으로 잘못 알려져 있는 이야기들의 오해를 풀어드리려 합니다.




우리 아이는 말을 잘 하는데 자폐라고요? 



‘자폐스펙트럼 장애’는 자폐장애의 정식 진단명입니다. 진단명에 ‘스펙트럼’이라는 표현이 포함돼 있는 것은 이 장애가 아주 폭넓은 스펙트럼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증상이 매우 다양하다는 것이죠. 어떤 아이는 말을 거의 못하기도 하지만 어떤 아이는 말을 유창하게 하기도 합니다. 경우에 따라 보통의 아이들보다도 더 어려운 단어를 쓰거나 복잡한 문장을 구성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이처럼 단순히 말을 잘하고 못하고는 자폐스펙트럼 장애의 진단 여부를 결정짓는 데 중요한 정보가 되지 않습니다. 그보다 자폐스펙트럼 장애의 특징적인 손상 영역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폐스펙트럼 장애의 주요 손상 영역은 바로 ‘사회성’입니다. 사회성 영역의 발달지연으로 인해 눈 맞춤이 잘되지 않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말을 유창하게 하지 못하고, 반복적이고 특이한 손동작을 하는 등 다른 증상들이 파생돼 나타납니다.  


이 같은 오해는 비단 자폐스펙트럼 장애에 국한해 발생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는 말을 잘 못하니 언어지연인가 봐’,   

‘우리 아이는 너무 산만한 걸 보니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인가 봐’,   
‘우리 아이는 자꾸 이상한 소리를 내는 걸 보니 틱장애인가 봐’.   

이처럼 눈에 띄는 증상만을 바탕으로 진단에 대해 어림짐작하는 것은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신경발달장애들은 서로 유사한 증상을 보이기도 하고, 같은 장애라고 해도 서로 다른 다양한 증상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신경발달장애의 핵심은 조기진단과 조기개입입니다. 장애를 진단하는 이유는 그 장애에 필요한 치료적 개입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되도록 빠른 시기에 정확한 진단을 해야 하는 것이죠.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는 왜 걸리나요?  



‘걸리다’라는 표현은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신경발달장애는 어느 정도 선천적으로 장애요인을 타고납니다. 그래서 후천적인 요인들에 의해 증상이 나타났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고, 아주 어릴 때부터 이미 증상들을 보이고 있었지만 많은 경우 부모님들이 잘 알아차리지 못했거나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지나쳤을 수 있습니다.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의 경우 영유아기부터 신체를 자주 움직이는 과도한 활동성이 관찰될 수 있고, 음식을 먹는 것, 잠을 자는 것, 아니면 평소 기분의 상태 등에서 아주 예민하고 불안정한 양상을 보이는 까다로운 기질을 가진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신경발달장애도 마찬가지입니다. 각자의 장애 특성에 따라 이른 시기부터 징후가 나타납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는데 대표적인 것은 ‘틱 장애’, ‘투렛 장애’입니다. 이 장애는 킁킁거리고, 눈을 깜빡이는 등의 증상이 관찰되기 시작하는 시점이 뚜렷하게 있기 마련이죠.   


그리고 이러한 증상들이 정서적인 영향 하에 발현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이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었거나, 적응이 힘들었던 시기에 일시적으로 틱이나 투렛 증상을 보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장애가 신경발달장애에 포함돼 있는 것은 이 역시 어느 정도 선천적인 기질적 취약성을 바탕으로 발현되기 때문입니다. 아직 병인과 관련된 모든 것이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최근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우리 뇌의 기저핵이라는 부분의 이상이 이 장애와 관련돼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인 줄 알았는데, 왜 틱이 보일까요?  



정신과적 진단은 신체적인 질병과 같이 단 하나의 명확한 진단을 내리는 것이 아주 어렵습니다. 실제로 많은 장애가 공존하기 때문이죠. 성격장애이면서 우울증을 갖고 있거나 불안장애이면서 수면 장애가 있는 등 여러 증상을 동시에 보일 수 있습니다. 신경발달장애도 예외는 아닙니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진단을 받은 경우에도 틱 증상을 보이는 것처럼 복합적인 문제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와 틱은 공병률이 아주 높은 장애입니다. 자폐스펙트럼 장애 아이들 중에 지적장애를 보이는 아이들도 아주 많습니다. 지적장애이면서 상동운동장애를 보이는 아이들도 아주 많고요. 따라서 진단이 잘못됐다고 섣부르게 판단하기보다는 전문가와의 상담을 바탕으로 주요 진단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치료적 개입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와 틱장애 증상을 동시 보이는 경우 주요 진단은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가 됩니다. 틱 증상은 일시적으로 보이는 것일 수 있고, 이 두 장애를 동시에 보일 경우 우선적으로 개입해야 하는 것은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의 충동적이고 부주의한 행동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자폐스펙트럼 장애와 지적장애를 동시에 보이는 경우에는 자폐스펙트럼 장애가 주 진단이 됩니다. 이 역시 치료의 초점이 되는 것이 사회성 부진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구체적인 예를 통해 설명했는데, 이 글의 요점은 세 가지입니다.   


01 단편적인 증상으로 장애를 추정해서는 안 된다  

하나의 장애도 다양한 증상을 보일 수 있고, 서로 다른 장애도 유사한 증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신경발달장애의 핵심은 조기개입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매우 중요합니다.  


02 신경발달장애는 선천적인 원인에 의해 증상이 나타난다  

후천적인 영향에 의해 증상이 시작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어느 정도 기질적인 취약성을 타고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장애를 ‘고친다’는 개념보다는 꾸준한 치료적 개입을 통해 ‘개선한다’고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03 신경발달장애는 공병률이 높다  

여러 장애를 동시에 보이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주 진단을 명확히 하고 그에 따른 우선적인 치료적 개입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신경발달장애는 전문가들도 정확히 진단하는 데 애를 쓰게 되는 장애입니다. 때문에 주변 지인의 조언이나 개인적인 판단보다는 전문가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적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글 = 선우현정(임상심리전문가/정신건강임상심리사)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일하고 있는 임상심리사입니다. 특히 아동/청소년의 정신건강에 주력하고 있고 이와 관련한 소통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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