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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에서 '교육'으로 가는 길목에서...
> 오피니언    |   2020년07월01일
정지은 (babygirl@leadmom.com) 기자 
[글 = 문지효]

“아이가 배 속에 있었을 때가 오히려 편하다”  

저의 친정 엄마가 자주 하셨던 말씀입니다. 정말 날이 갈수록 공감이 갑니다. 낳기 전에 갖은 불평을 늘어놓을 때마다 엄마가 야단처럼 하신 말씀이었는데, 실제로 낳고 겪어보니 사실이었습니다.  



아이를 낳은 직후 비교적 단조롭고 평화로운 스케줄(잠만 자던 신생아 시기)로 인해 아기 자체를 감상하는 시간적 여유가 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니 아기가 그저 사랑스럽고 육아가 나름 견딜 만하게 재밌다던 시절이 저에게도 짧게나마 있었습니다. 초보 엄마로서 모든 게 어색하고 어수룩했을 텐데도 힘들지 않은 척, 시치미 떼던 모습이 가끔 그리운 날도 있습니다.  


아기가 밤낮을 구분하기 시작하는 생후 3개월이 되면서 아이를 기른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스멀스멀 체감하게 된 것 같습니다. 때때로 찾아오는 젖몸살, 이유 없는 분유 거부, 잦은 이유식 거부, 통잠과의 전쟁, 알레르기 반응, 몸무게 및 키 미달, 미완성의 배변 훈련 등등 어느 하나가 해결이 되는 것 같으면 어느새 다른 문제가 연속적으로 대기하고 있는 현실 육아를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첫째를 키워본 경험이 있으니 둘째는 한결 수월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첫째를 키우면서 겪은 시행착오를 다시 하지 않으리라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둘째는 첫째와는 전혀 다른 아이였습니다. 다시 초보 엄마로 돌아간 기분이 들었는데, 이번에는 아는 척을 하는 고집 있는 초보 엄마가 됐습니다.  


첫째를 재우던 방식으로, 첫째를 먹이던 방식으로, 그렇게 첫째가 잘 따라줬던 방식으로 둘째를 키우면 분명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게 되리라 생각했지요. 그런데 첫째 때 갈고닦은 육아 노하우와 기술이 전혀 먹히질 않으니 낙담하는 날들이 이어졌습니다. 둘째는 첫째와 모든 것이 달랐습니다. 잠투정도, 식성도, 웃음 코드도 달랐는데 그것을 관찰해서 알맞은 맞춤 육아를 해주지 못했던 것이죠.  









그렇게 키운 아이들이 어느새 만 5살, 만 3살이 됐습니다. ‘육아’라는 단어보다는 ‘교육’ 한다는 말이 제법 어울리는 나이입니다.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는 일, 숟가락과 젓가락으로 식사를 하는 일, 혼자 잠에 드는 일 등 혼자서도 거뜬히 해낼 수 있는 일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제가 일일이 간섭할 것들이 적어지고 있는 거죠.  


아이를 살뜰히 보살피는 육아가 아닌 바른길로 인도하고 가르치는 교육의 시기가 온 것 같습니다. 특히 만 5살, 가을 학기부터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Kindergarten(유치원) 단계로 가는 첫째에게 어떤 것을 가르쳐야 할지,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어떤 학습과 활동이 필요할지 감이 잡히질 않습니다. 이제 학부모라는 이름표에 어울리게 어떤 생활을 만들어 가야 하나 겁이 나기도 합니다.


상당수의 부모님들은 ‘이웃집 벤치마킹’으로 아이들을 교육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정마다 아이를 키우는 방법과 생각이 무척 다양합니다. 정보를 공유하면서 서로 배우는 것도 많고 더 나은 대안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옆집 또래 아이가 무엇인가를 새롭게 시작하면 내 자녀에게도 시켜야 하나 귀가 솔깃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아이에게 배우는 기회를 제공하고, 잘 키우고 싶은 부모의 마음이 다 그런 거겠죠? 


일례로 첫째의 또래 친구네는 이번 여름부터 한글 공부를 따로 시작했다고 합니다. 아직 한글을 배우는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첫째 아이를 그동안 방치했었나 괜스레 조바심이 납니다. 미국인 친구네 딸은 매주 주말마다 아빠와 축구&수영 교실을 나간다고 합니다. 내 아이의 형편없는 공차기 실력과 운동 신경이 들통이 날까 싶어 매일 저녁 저희도 공원에서 갖가지 운동을 시키게 됩니다.  


사실 첫째는 밖에 나가면 흙을 만지고 땅을 파는 일에 매진합니다. 매번 쭈구려 앉아 있는 딸아이를 일으켜 세우고 억지로 공을 건네보지만 재밌어하지는 않습니다. 아이의 반응이 그러니 밖에 나가도 운동을 하기보다 소꿉놀이를 하게 됩니다.  


이렇게 육아라는 테두리를 벗어나 교육이라는 길목에 섰습니다. 그동안 꼬박 5년을 키워왔는데 다시 초보 엄마로 되돌아간 기분입니다.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 무엇을 교육해야 할지, 교육하는 목적과 목표는 무엇인지 고민을 해야 하는 피할 수 없는 시기가 다가왔습니다. 딸아이도, 저도 그리고 가족 모두가 생소한 길을 걷게 됐습니다. 









일단은 '교육'의 시작점에서 저는 아이와 나란히 걷는 길라잡이로 아이의 동선과 시선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친구처럼 같이 걸어볼까 합니다. 이미 '교육'에 능통한 많은 선배부모님들의 응원과 조언 부탁드립니다. 




+ WRITE 문지효
미국에서 18개월 터울의 두 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 자녀 양육의 부담감과 호기심으로 유아 교육/아동 발달학 공부를 시작, 유아 교육 교사 자격증을 취득해 미국 프리스쿨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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