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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서와 결을 달리하는 안 먹는 아이 육아
> 오피니언    |   2020년06월19일
윤진아 (yun_jina@leadmom.com) 기자 
[ 글 = 신지현 ]



첫아이를 임신한 후부터 꽤 많은 임신, 육아 서적을 읽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 엄마인데다 주변에 먼저 아이 낳고 키우는 친구나 친척도 없었기에 믿을 것이라고는 책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우리 아이는 육아서처럼 키워지는 아이가 아닌 것을 깨달은 후부터는 서서히 손을 놓았다. 육아서에서 말하는 것처럼 안 해본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통하지 않았기에 어느 순간부터 나는 육아서나 전문가가 하지 말라는 것만 골라서 하는 청개구리 같은 엄마가 돼 있었다.


“책이나 장난감 보여주며 먹이지 마세요” 


아이 밥 한 번 먹이려면 책은 기본 4~5권에 장난감까지 총출동하던 때가 있었다. 돌 이후부터 두 돌 사이였는데 그땐 정말 우리 딸이 인생에서 가장 안 먹던 절정의 시기였다. 받아먹는 딸아이는 그래도 즐거운 와중에 어영부영 먹었지만 책과 장난감으로 한 시간 가까이 라이브 쇼를 벌이며 먹여야 했던 나는 밥시간이 다가오는 게 싫을 정도로 힘들었다. 


그럼에도 그런 노력 여하에 따라 식사량이 달라졌기에 힘들어도 계속 그런 식으로 얼마간 먹였다. 다만 이런 습관은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아이가 커가며 내 스스로 서서히 줄여야겠다 마음먹고 천천히 교정을 시도했고 아이와도 대화가 충분히 통하게 되자 자연스레 정리됐던 것 같다.



“식사시간은 30분 이내로” 

우리 딸이 태어난 이래 식사 시간이 30분 미만이었던 적은 단언컨대 한 번도 없었을 것이다. 열렬한 육아서 마니아였던 내가 ‘식사 시간은 30분 이내로, 안 먹으면 치우고 다음 끼니까지 간식 주지 말기’에 대해 몰랐을 리 없다. 하지만 이전 칼럼에 여러 번 썼듯 그 방법은 우리 딸처럼 식욕이 없고 뱃구레 작은 아이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총 식사량이 줄어들어 오히려 살만 빠질 뿐이었다.


여섯 살이 된 지금도 우리 딸의 식사 시간은 거의 1시간 가까이 된다. 그런데 잘 먹는 우리 둘째 아들도 식사 시간은 그 정도 된다. 둘째는 ‘반찬 더 달라’를 두어 번 반복하며 여유롭게 식사 자체를 즐기는 듯한 느낌이다. 


내가 떠먹여도 1시간 걸리는 첫째와 본인이 스스로 먹어도 1시간이 걸리는 둘째를 보며, 첫째가 ‘밥 떠먹는 것은 본인의 일’이라는 것을 배우는 것은 분명 필요하지만 그것에 꼭 30분이라는 시간제한이 필요한 지에 대해서는 솔직히 확신이 서지 않는다. 나 역시 어릴 적 할머니가 한 시간씩 쫓아다니며 먹이셨지만 지금은 10분이면 식사를 마치고 자리를 털고 일어나기 때문이다.



“따라다니며 먹이지 마세요” 


사실 나부터 이해가 가지 않았다. 결혼 전, TV의 육아 프로그램 같은 곳에서 따라다니며 먹이는 엄마들을 보면 저렇게까지 해서 먹여야 하나 싶었다. 그래서 내 아이가 잘 안 먹어도 처음엔 따라다니면서까지 먹이진 않았다. 그때까진 그래도 올바른 식습관을 포기하지 못했던 것 같다. 하지만 결국은 백기를 들고 ‘일단 수단 방법 가리지 말고 먹여서 키우고, 습관은 나중에 고치자’는 쪽으로 선회했다.


아이가 한 숟가락 먹고 좀 놀다 다 먹어가는 것 싶으면 옆에 가서 한 숟갈 먹이고를 반복했다. 때때로 이런 내 모습에 한숨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실제 섭취량이 늘자 전에 비해 조금씩 성장 수치가 올라갔고, 때문에 오히려 진작부터 이렇게 하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올바른 식습관 잡는다고 날려보낸 그 급성장기에 친구들이 쑥쑥 자랄 동안 내 딸의 성장은 거의 멈춰 있다시피 했으니 나의 이런 반응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돌이켜보면 꼭 먹이는 일이 아닐지라도 육아서에서 권하는 대로 했다가 안 해도 될 고생을 했던 적이 여러 번 있다. 그런 일들을 겪으며 내가 느낀 것은 모든 사람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만능 비법이 있기란 힘들다는 사실이다.

물론 육아에 있어 예의를 가르치고, 안전하게 사는 법을 가르치는 것처럼 보편적인 원칙은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개개인의 개성, 처한 상황, 타고난 기질 등이 다른 점을 고려해 그에 맞게 부모가 적절히 변형하여 적용해야 하는 영역들도 많다고 생각한다.

따라다니며 먹이지 않고, 책이나 장난감 도움 없이, 30분 이내로 식사를 끝내면 정말 이상적으로 완벽할 것이다. 그러나 내가 삐딱하게 청개구리 엄마의 길을 가야 1kg라도 더 찌고, 1cm라도 더 자라는 우리 아이이기에 나는 여태 육아서와 결을 달리하는 나만의 길을 걸어온 듯싶다.





+ WRITE 신지현(post.naver.com/nikiko)
잘 먹지 않는 아기, 그래서 남들보다 조금 작은 아기를 키우고 있다. 평범한 엄마로서 아이를 잘 먹이기 위한 뾰족한 묘책은 없지만 아이의 식습관 교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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