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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프로그램과 육아서가 현실 육아에 미치는 영향
> 기획    |   2020년06월05일
정지은 (babygirl@leadmom.com) 기자 
[글=강민혜(한양마음소리 심리상담연구소 소장)]


요즘은 TV를 틀기만 하면 쉽게 육아 관련 관찰 예능 프로그램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예전이라면 관심도 없었을 어느 연예인의 육아하는 모습을 소파에 누워 편히 시청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여기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넘쳐나는 육아 프로그램과 육아서들은 우리의 현실 육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요?



1. 아이의 너무 사소한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고 문제화 시키게 된다

육아 관련 관찰 예능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심리 상담 센터에 방문해 자녀가 심리검사를 받는 모습이 자주 노출됩니다. 물론 아이의 심리에 대해 특정 부분이 정말로 걱정돼 심리검사를 받는 경우도 있겠지만 실제로는 아동심리 상담 센터 간접광고의 목적인 경우가 많답니다.


그런데, 상담 전문가의 결과 상담 장면을 시청하고 있으면 전부 다 맞는 말 갖고, 우리 아이에게는 그런 문제가 없는지 한 번 더 살펴보게 됩니다. 조금만 눈을 깜박거려도 혹시 틱 증상은 아닌지, 손톱을 가끔씩 물어뜯는 모습을 보며 애정결핍은 아닌지, 혹은 아이가 엄마와 떨어질 때 우는 모습을 보며 불안정 애착은 아닌지… 너무 많은 걱정들이 생겨납니다.


저 역시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이와 비슷한 질문을 많이 받게 됩니다.


"선생님, 저희 아이가 TV 볼 때마다 자꾸 손톱을 물어뜯는데 혹시 애정결핍일까요? 제가 아이에게 뭘 잘못하고 있는 걸까요?"


그럼 전 이렇게 답변드리곤 합니다.


"어머님, 어머님도 소파에 누워서 TV나 유튜브를 시청하다 보면 입이 심심해서 스낵 거리가 필요하다고 느낄 때 있지 않으세요? 아이도 마찬가지랍니다. TV 시청이나 스마트폰 사용과 같은 활동들은 노력이나 의식적인 주의력이 크게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의 뇌가 약간의 자극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이죠. 지금 당장 내 손에 쥐어진 다른 게 없다면 가장 손쉽게 입에 가져갈 수 있는 게 손이고, 그러다 보니 무의식적으로 자꾸 손톱을 물어뜯게 되는 것이고요."


이렇게 사실 알고 보면 정말 '별일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는 엄마와 헤어질 때 잠깐 울다 그치는 건 분리불안이 아닌 정상 범주에 속하는 반응이며, 가끔씩 눈을 깜박거리는 것 역시 너무 처음부터 문제 삼지 않으셔도 됩니다. 물론 이런 증상이 1년 이상 장기화될 때는 더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겠지만요.


우리에게는 예능 프로그램이나 육아 서적에서 자주 활용하는 '불안 마케팅'에 휘둘리지 않을 내공이 필요합니다.




2. 육아를 글로 배우며 우리 아이에게 맞지 않는 육아법을 사용하고 있다


"아이에게 ‘생각하는 의자’기법으로 훈육을 시키세요. 한 번 정한 규칙은 단호하게 꼭 지켜주세요."와 같은 내용을 육아 서적에서 접한 후 현실 육아에서도 그대로 적용시키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육아 서적에서 제안하는 육아 기법들은 이론적으로는 옳을지 몰라도 모든 아이에게 효과적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수도 있답니다.


한시도 가만있지 못하는 아이에게 '생각하는 의자에 가서 5분간 앉아있어!'와 같은 지시는 아이의 성향을 고려해보았을 때 실현 가능성이 지극히 떨어지는 훈육법이며, 자극 추구 성향이 높은 아이에게는 이러한 벌칙 시간을 그저 게임으로 여길 가능성도 높습니다.


또한 평소 규칙과 질서를 지나치게 중요시 여기는 아이에게 한치의 흐트러짐 없는 '단호한 훈육'은 오히려 아이의 완고함과 규칙에 대한 강박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육아 서적에서 읽은 내용들을 전부 정답으로 여기기보다는 아이의 성향을 먼저 고려해 이것이 적합할지를 고려해 주세요.


저와 같은 아동심리 전문가나 육아 서적의 저자는 ‘아동 발달 이론에서의 전문가’일뿐이며, ‘우리 아이에 대한 전문가’는 바로 여러분입니다.




3. 부모의 죄책감을 높이기도 한다

듣고 본 게 많아진 만큼 우리는 더욱 불안해집니다. TV에 나오는 유명 아동심리 전문가의 조언대로 지키지 못했을 때 혹은 연예인의 아이들만큼 풍족하게 해주지 못했을 때 등 우리는 종종 깊은 한숨을 내쉬고 심지어는 죄책감까지 느낍니다.


그런데 우리가 그런 죄책감을 느끼기 전에 TV에 나오는 장면들은 무수한 편집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과거 유명 프로그램이었던 아이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프로그램을 다들 아실 겁니다. 그 프로그램만 보면 전문가의 도움으로 아이가 '뚝딱'하고 변하는 것 같은데 난 왜 저렇게 하기가 힘든 건지, 그리고 우리 아이에게는 TV에서 본 대로 똑같이 해봐도 왜 별다른 효과가 없는 건지 하는 좌절감마저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프로그램 속에서는 아주 간단한 장면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이의 문제 행동을 교정하기 위해 여러 전문가가 오랜 시간 상주하며 변화를 이끌어내기도 하고, 변화가 지지부진한 장면들은 모두 편집하기 때문에 우리가 시청하는 장면만 봐서는 아주 드라마틱 한 효과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입니다. 인간의 행동이나 생각은 그렇게 마술처럼 쉽게 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랍니다.


그리고 연예인들이 나오는 육아 관찰 예능 프로그램을 보며 우리 가족의 사정과 비교하지는 마세요. 애초에 그들과 우리는 많은 부분에서 다릅니다. 직업도 다르고 수입도 다르며, 경험해 온 것들까지도 전부 다릅니다.


무엇보다 ‘연예인들의 화려한 육아 환경과 자신의 처지를 비교하며 한숨을 내쉬는 엄마’를 보며 아이 역시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스스로를 초라하게 여기는 습관을 갖게 될지도 모릅니다.




늘 잊지 마세요. 여러분은 여러분이 현재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최선의 사랑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요.




글 = 강민혜
한양마음소리 심리상담연구소 소장. 한양대학교 일반대학원 의과대학 아동심리치료학과 석사를 졸업하고 현재 한양마음소리를 운영하며 심리상담 및 놀이치료, 심리평가 등을 전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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