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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했어" 대신 "고마워"라고 말해주세요
> 기획    |   2020년06월01일
정지은 (babygirl@leadmom.com) 기자 
[ 글 = 문지효(미국 프리스쿨 교사) ]

제가 아이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잘했어”입니다.

그림을 그려와도, 신발을 제대로 신었을 때도, 방 정리를 하고 나서도, 무조건 “잘했어!”라는 말로 아이를 바로바로 칭찬합니다. 등교할 때는 “잘 해~”로 배웅해 줍니다. 하교할 때는 “잘했어?”로 질문해봅니다. 심지어 장을 보고 집에 와서도  “아빠랑 잘 하고 있었어?”라고 묻습니다. “진짜 잘했네!” “어쩜 이렇게나 잘 했어?” “대박 잘했어!” “엄청 잘하네~” “누굴 닮아서 잘할까?” “참 잘했구나” 등등 같은 “잘했어”를 여러 감탄문과 의문문 형식으로 쓰고 있는 것이죠.




이렇게 하루 종일 남발하는 “잘했어!”라는 말과 칭찬이 아이에게 과연 좋은 것일까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사실 “잘했어”라는 말은 엄마 입장에서는 아주 짧고 굵은 표현입니다. 아이를 바라보는 사랑스러운 눈빛과 격려의 몸짓까지 더해지면 참 좋은 말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이는 어떻게 느낄까요? 엄마가 아이를 보며 느끼는 감정(뿌듯함, 대견함, 믿음직스러움, 사랑스러움)을 아이도 “잘했어”라는 말로 충분히 느끼고 있는 걸까요?


이제 곧 만 5살이 되는 첫째 딸이 30분이 넘도록 레고를 하고 있었습니다. 참 보기 드문 모습인데요, 딸아이는 레고 놀이에 흥미를 잃은지 오래였습니다. 레고 조각을 많이 잃어버리는 바람에 조립 설명서대로 만들 수 있는 <겨울 왕국> 성을 만들 수 없게 되어서 레고 자체에  관심이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웬일인지 아이는 자기 나름의 상상력을 발휘해서 레고를 조립하고 있었습니다. 엘사와 안나의 방을 만들었고, 다른 여러 놀잇감과 재료를 가져와서 이야기를 꾸며 놓았습니다.


아이는 설거지를 하고 있는 저에게 후다닥 뛰어왔습니다. 눈을 땡그랗게 뜨고는  “엄마 나 레고 했어!”라고 신이 나게 이야기를 했죠. 저도 덩달아 신나게 대답해 줬습니다.  “잘했어!”라고 말이죠.  설거지를 마저 끝내야 되는 상황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답변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아이의 경험(레고를 30분 동안 지속한 것)에 비하면 저의 “잘했어”라는 3음절의 대답은 너무 소홀하고 빈약하기 짝이 없게 느껴졌습니다. 그저 반사적인 반응에 가까운 말이었으니까요. 그래서 몇 주 전부터 “잘했어!”라는 말을 되도록이면 자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잘했어”라는 말 대신 제가 실천하고 있는 대화 방식을 간단하게 공유하고자 합니다.



◎아이에게 관심을 갖는 말과 태도를 취합니다


먼저 “이걸 네가 만들었어?”라고 말하며 최대한 아이의 눈높이로 내려가는 것입니다. 일을 하는 중이라면 “엄마도 무지 궁금한데, 이것 마저 끝내고 볼게"라고 말하고 그 약속을 꼭 지키는 것이죠. 



◎아이를 평가하는 말 보다는 여러 질문을 합니다


예전의 저라면 아이의 레고 작품을 직접 눈으로 보면서도 단번에 “잘했다”, “멋지다”, “훌륭하다”라는 말로 칭찬을 남발했을 것입니다.


아이가 어떠한 평가를 들으려고 특정 놀이를 하고, 기뻐하고, 자랑을 하고, 자신의 성취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는 소통의 도구로 자신이 좋아하는 놀이, 책, 이야기를 갖고 오는 것이죠. 그래서 아이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말로 풀어갈 수 있도록 알맞은 질문을 해야 합니다. 


“한동안 레고 하는 거 별로 안 좋아했잖아, 오늘은 해보니까 기분이 어때?” 혹은 “이 레고 타워는 어떻게 높이 만든 거지?”등과 같이 아이가 놀이에 접근하게 된 동기, 만들면서 겪은 시행착오와 감정들이 단순한 칭찬에 묻히지 않도록 추가 질문들을 해보세요. 아이의 생각과 세계를 읽을 수 있어서 참 흥미진진해집니다.



◎아이의 행동을 보이는대로 묘사하는 말을 합니다


- 그림을 그려온 아이에게 “잘했어!” 대신 “이번에는 000을 그렸구나!”

- 신발을 잘 찾아서 신었다면 “잘했어!” 대신 “네가 스스로 신발을 신었네!”
- 방 정리를 잘 해놓았다면 “잘했어!” 대신 “네가 놀았던 걸 전부 치웠구나! 수고했네!”
- 아이가 화해하는 것을 보았다면 “잘했어!” 대신 “동생이 기분이 나아진 것 같아. 네가 양보하니까 동생이 울음을 그쳤네?” 


◎“잘했어” 대신에 “고마워”라고 합니다


처음엔 아이에게 “고마워”라고 말하는 것이 어색했습니다. 제가 그동안 고맙다는 표현에 참 인색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이가 음식을 다 먹고 난 그릇을 싱크대로 가져와 줄 때도 저는 매번 “잘했어!”라고 외쳤었습니다. 최근에는 “고마워”라는 말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아이에게 심부름을 시킬 때, 과거에는 “잘했어!’로 화답했지만 이제는 “고마워”라는 말로 아이가 제게 주는 일상의 기쁨과 넘치는 감사를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무분별한 칭찬은 안 하는 것보다 못하다고 하지요? 반사적인 반응인 "잘했어"보다는 아이의 눈높이에 맞는 대화 방식을 통해 아이와 더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 WRITE 문지효
미국에서 18개월 터울의 두 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 자녀 양육의 부담감과 호기심으로 유아 교육/아동 발달학 공부를 시작, 유아 교육 교사 자격증을 취득해 미국 프리스쿨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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