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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자녀에게 ‘부모’인가요, ‘학부모’인가요?
> 오피니언    |   2020년02월25일
윤진아 (yun_jina@leadmom.com) 기자 
[2020년 2월 25일] - 아이가 공부를 잘하지 않으려고 해서, 책을 잘 보지 않으려고 해서 고민인 부모님들 계시죠? 이들 문제로 아이에게 지나치게 화를 내고 혼을 내놓고 반성하고 후회를 하기도 하고요. 아이가 7살이 되면서 아이에게 한글이나 수학을 가르치고 싶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고민되는 경우도 많으시리라 봅니다.





현장에서 수많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심리평가나 놀이치료를 진행하면서 오랜 시간이 지나도 이따금씩 떠오르는 아이들의 ‘언어’가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너는 하루 중 어떨 때 가장 행복하니?”라는 저의 질문에 “저희 엄마는 저한테 그런 거 안 물어보던데요. 저희 엄마는 저한테 숙제 다 했냐는 것 밖에 안 물어봐요” 라는 초등학생 아이의 답변이었습니다.


아이가 초등학교 저학년일 때까지만 해도 정서적인 대화도 충분히 하고 아이에게 애정과 격려도 많이 보냈던 것 같은데 언제부터 아이와 나누는 대화 속에 숙제와 공부만 남게 된 걸까요?



“아이한테 공부 좀 가르쳐주려고 하면 아이가 항상 울면서 안 하려고 해요. 어떨 땐 화까지 내고요. 대체 어떻게 가르쳐야 아이와 싸우지 않을 수 있나요?”


아이에게 본격적으로 한글을 가르치기 시작하는 시기가 되면 많은 부모님들이 이런 질문을 자주 합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답변은


“실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아이에게는 틀린 문제에 어떤 표시도 하지 말고 맞은 것에만 동그라미 표시를 해주세요”


“목표 과제를 끝까지 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아이에게는 분량을 나눠 조금씩이라도 목표를 달성하는 경험을 하게 해주세요”


등입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언은 표면적인 문제에 대한 잠정적인 해결책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아이들에게 부모의 존재는 ‘우주’와도 같습니다. 그렇게 절대적인 존재인 부모에게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아이에게 굉장한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부모에게 공부를 배울 때마다 “아까 알려줬던 건데 왜 또 몰라!”, “이것보다 더 많이 맞을 수 있을 것 같은데!”와 같은 타박과 비난을 듣게 된다면 아이는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될까요?

자신의 성취를 부모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경험이 반복되면 아이는 스스로에 대한 수치심을 느끼게 됩니다. 이는 결국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부부간에 운전은 가르쳐주는 것 아니다.”라는 우스갯소리를 들어보셨을 겁니다.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학습적인 면을 지도하다 보면 갈등은 피하기 어려운 부분일 수 있습니다.


이쯤에서 생각해 봐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나는 평소 부모의 역할을 주로 하면서 학부모의 역할을 일부 겸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아이에게 매 순간 주로 학부모일까?’


‘학부모’의 사전적 의미는 ‘학생의 아버지나 어머니’이며, ‘부모’의 사전적 의미는 ‘아버지와 어머니’입니다. 더 쉽게 표현하자면 부모가 자녀의 주된 역할을 ‘학생’으로 보고 있는지 아니면 ‘내가 사랑해주고 보호해줘야 할 내 자녀’로 보고 있는지의 차이일 것입니다.


아이가 학교나 학원에서 선생님께 혼이 났거나 시험 성적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지나칠 정도로 야단을 치는 부모님들이 계십니다. 이럴 경우 표면적으로는 아이가 학교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속상해서 화가 난 것 같지만 사실은 아이의 선생님에게 스스로가 ‘좋은 부모’라고 인정받지 못하나 것에 대한 속상함과 수치심이 내재된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부모가 타인의 평가에 예민하고 아이의 학습에 대해 지나치게 높은 목표 수준을 설정하면 아이는 오히려 무기력감을 느끼고 학습에 대한 동기를 잃을 수 있습니다. 여러 연구에서 아이의 학습 동기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부모의 애정적이고 자율적인 태도가 아주 중요하다고 밝힌 것처럼 말이죠.



아이가 공부를 너무 안 하려고 해서 걱정이신가요? 책도 안 좋아하는 것 같아서 고민이신가요? 숙제 안 하려고 매일 떼쓰는 아이, 책 읽는 것보다 게임만 하려고 하는 아이, 모두 정상입니다. 부모인 우리 역시 어린 시절에는 그랬을 것입니다. 며칠씩 밀린 일기를 쓰기 위해 늦은 밤까지 고생하던 순간들, 방학 숙제를 하지 않아서 개학 며칠 전에 몰아서 하던 기억 모두 한 번쯤은 잊지 않으신가요? 그런데 왜 우리는 어른이 되고 부모가 된 이후에는 그 시절의 일들을 까맣게 잊게 되는 걸까요?


여러분이 부모와 학부모의 역할 모두를 야무지게 하고 싶다면 아이가 공부하기 싫어하는 마음을 충분히 공감해주면서 아이가 현실적으로 지킬 수 있는 학습목표를 자율적으로 설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리고 아이의 작은 성취라도 함께 기뻐하며 더 시도해 볼 수 있도록 격려해 주세요.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

우리의 1차적인 역할은 ‘부모’이며, ‘학부모’ 역할은 부모의 역할 중 일부일 뿐이라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 WRITE 강민혜

한양마음소리 심리상담연구소 소장. 한양대학교 일반대학원 의과대학 아동심리치료학과 석사를 졸업하고 현재 한양마음소리를 운영하며 심리상담 및 놀이치료, 심리평가 등을 전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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