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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가 아인슈타인이 되길 원한다면
> 오피니언    |   2020년01월31일
정지은 (babygirl@leadmom.com) 기자 



[2020년 1월 31일] -
얼마 전 첫째 아이와 <사이언스 씨네톡톡>이라는 과학 연계 영화 강연에 다녀왔다. 두 과학자가 나와서 영화 <아이언맨>과 <스타워즈> 속에 등장하는 과학 이야기를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게 풀어주는 시간이었다.


강연이 끝나고 Q&A 시간에 관객 중 한 아이가 과학자들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두 분처럼 과학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과학자의 대답은 “상상을 많이 하라”였다. 질문한 아이가 푸념하듯 말을 이어갔다. 학원을 다녀오면 밤 11시이고 조금이라도 쉬려고 하면 엄마가 학원 숙제를 하라고 한다는 것이다. 학원 숙제까지 마치면 밤 12시라고. 그래서 상상할 시간이 모자란다고 했다. 과학자는 결국 그 학생의 엄마에게 아이에게 상상할 시간을 좀 주라고 당부했다.


나의 첫째 아이가 이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우리 엄마는 참 착하네.’라고 생각했단다. 강연의 그 아이 엄마처럼 늦게까지 공부하라고 하기보다 많이 놀고 일찍 자라는 엄마가 착하게 느껴졌나 보다.


나더러 착한 엄마라니. 부끄러웠다. 다정다감하고 온유한 성품이 좋은 엄마의 척도라면 나는 한참 모자란 엄마다.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폭언을 일삼기도 하고 아이들 마음에 생채기도 낸다. 열받으면 화를 못 참고 이내 머리를 쥐어박기도 한다.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독서’


하지만 엄마로서 절대로 흔들리지 않는 것 중에 하나는 ‘아이들이 원하는 것만 시키자’는 철칙을 지키는 일이다. 어렸을 적 엄마가 억지로 시켜서 하는 공부에 이골이 나서인지 내 자식에게만큼은 원하지 않는 것을 강요하지 않기로 단단히 마음먹고 지키고 있다.

이런 나도 포기할 수 없는 한 가지는 독서 교육이다. 저녁 8시 반이 되면 하던 일을 모두 멈추고 네 아이와 함께 책 읽는 시간을 갖는다. 초등학생인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는 기꺼이 수긍하고 이 규칙을 잘 따라준다. 하지만 셋째와 넷째 아이는 더 놀고 싶어 아우성이다. 그러면 자는 시간이 늦어지고 책 읽는 시간이 줄어든다고 협박을 한다. 막둥이는 아직 떼를 쓰지만 셋째 아이는 놀이에 대한 아쉬움을 접고 소파에 다 같이 책을 읽으러 온다.


두 과학자를 만나고 오니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혹시 독서도 유익하다는 것을 핑계로 강요한 게 아닐까? 규칙적인 독서 시간이 멍하니 상상하는 시간을 빼앗은 건 아닐까 의구심을 품어본다. 책 읽기가 상상력을 확장시키고 간접 경험을 늘리는 최고의 활동이지만 아무 생각 없이 빈둥거릴 시간이 지금보다 더 필요할 듯하다.



아이 넷 키우는 엄마의 양육 지론


아이가 넷이라도 엄마 노릇은 처음이라 아직도 서툴고 여전히 헤맨다. 하지만 아이 넷을 키운다는 이유, 그리고 교육학 석사라는 과거의 타이틀이 조금이라도 나의 주장에 설득력을 실어줄 수 있다면, 그래서 다른 엄마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하는 바람에 나의 양육 지론을 나눠볼까 한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사랑이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필자의 경우 성품의 어질지 못한 데다 사랑도 모자라 네 아이에게 사랑을 듬뿍 주지 못하고 있기에 누군가에게 사랑에 대해 해줄 말이 없다. 노력해도 잘 되지는 않지만 사랑이 넘치는 엄마가 되려고 계속 노력할 뿐이다.


두말할 나위 없이 중요한 부모의 사랑과 아이들의 건강은 제쳐두고 양육에 필요한 중요한 요건들은 무엇이 있을까. 특히 내 아이가 뛰어난 과학자나 세상을 이끄는 리더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나는 내 아이들을 양육할 때 ‘잠’, ‘놀이’, ‘운동’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첫째,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잠이다. 이건 단순히 내 경험에서 왔다. 사십 년 넘게 살았지만 어른도 잠을 자지 않으면 다음 날 머리가 썩 개운하지 않다는 걸 느낀다. 잠이 부족하면 몸은 찌뿌둥하고 짜증이 는다. 아이들과 일상을 건강하게 잘 가꾸려면 엄마에게도 잠, 아이들에게도 잠이 우선이다. 


둘째, 아이들이 세상을 이끄는 리더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놀이다. 앞서 이야기했던 과학자들이 중요하다고 말했던 상상하는 시간, 그야말로 멍하니 있는 시간이 많아야 가능하다. 아인슈타인은 프러시아 선생님으로부터 “네가 커서 도대체 뭐가 되겠니”라든가 “학교를 그만두고 나가는 편이 차라리 나을 것 같다”라는 등의 폭언을 듣고 낙담한 학생이었다. 아인슈타인은 프러시아의 엄격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자유를 즐기기 위해 학교를 그만뒀다. 그 후 북부 이탈리아를 방랑하며 교실에서 배운 것들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들을 곰곰이 그리고 주의 깊게 생각할 수 있었다. 이 들판에서 즐겼던 생각들이 나중에 ‘상대성이론’을 낳았으며 세상을 완전히 바꿔놓았다(칼 세이건, 코스모스 참고). 


셋째는 운동을 꼽고 싶다. 이것도 내 경험에서 왔다. 나는 운동을 하며 불안과 우울로부터 많이 자유로워졌다. 머리가 복잡하고 뒤엉켜 있을 때 걷거나 몸을 움직이면 흐릿했던 마음도 맑아지고 머리까지 상쾌해진다. 뇌도 몸의 일부다. 아이들의 두뇌가 활발히 움직이길 바란다면 몸부터 움직이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면 좋을 것이다. 나쁜 감정을 배출하고 좋은 생각을 불어넣어 주는 운동을 많이 할 수 있도록 아이들을 격려해주면 좋겠다.




첫째 아이는 꿈이 과학자다. 물고기가 좋아 어부 되길 원했던 아이는 해양생물학자로, 다시 고생물학자로 꿈을 바꿔왔다. 현재는 천문학자를 꿈꾸고 있다. 이 아이는 끊임없이 질문한다. 나는 질문하는 힘이 앞서 이야기한 잠, 놀이, 운동에서 나온다고 본다. 과학자를 꿈꾸는 이 아이가 진짜 세상을 움직이는 아인슈타인과 같은 과학자가 될지 안 될지 엄마인 나도 모르지만 잠, 놀이, 운동으로부터 축적된 힘들을 믿는다. 세상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품는 이상 이 아이는 이미 과학자다.


오늘도 아이들에게 흘러갈 나의 사랑은 한없이 모자라다. 하지만 날마다 더 사랑해주려는 내 노력이 멈추지 않는 한 언젠가는 나도 더 나은 사람이 돼 있겠지. 이 노력이 쌓여 아이에게 축적된 힘과 시너지를 내어 세상을 뒤바꿀 창조력으로 폭발할 것이라고 믿는다.




+ write  글 쓰는 노라 blog.naver.com/norafitmom
책 읽기와 글쓰기를 즐긴다. 삶과 사랑을 나누기 위해 블로그를 통해 에세이를 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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