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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충격적인 말 "엄마, 화장 좀 해~" [육아 에세이]
> 오피니언    |   2018년09월11일
이미선 (press@leadmom.com) 기자 
[독박육아맘의 애 키우는 이야기] 아이의 충격적인 말 "엄마, 화장 좀 해~"
+ WRITE 독박육아맘

: 7살 아들, 4살 딸을 98% '독박육아'로 키우는 육아맘의 '리얼', '생생', '살벌'한 육아이야기




7살 큰 아이가 어느 날부터인가 내 얼굴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아기 때처럼 눈이 어딨고, 코가 어딨고 하는 것이 아니라 화장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다.




 

아침에 바쁘게 아이들 등원 준비를 하고 있는데 아이가 다가와 물었다.


"엄마! 화장 안 해?"
"왜? 했으면 좋겠어?"
"응. 입술 좀 발라~"


뭐지? 이 어미의 맨 얼굴이 창피하기라도 한 건가. 아니면 내가 너무 생얼로만 다녔나. 묘한 감정을 안고 립스틱을 살짝 발랐더니 아이는 예쁘다며 함박웃음을 지어 보였다.


지인들이나 맘카페 같은 곳을 보면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면 부모의 외모에 굉장히 신경을 쓴다고 한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외모가 부족하다고 생각되거나 잘 꾸미지 않으면 창피함까지 느낀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엄마들은 아이 학교에 데려다주면서도 풀메이크업에 옷까지 신경 써서 입고 다닌다고 한다.


익히 들어 알고 있던 얘기였는데 나와는 거리가 멀다고만 생각했다. 아직은 유치원생일 뿐이니까. 그랬던 아이가 나에게 화장을 하고 다니란다. 몇 해 전인가, 남편이 "얼굴에 뭐 좀 바르고 다녀!"라고 말했을 때보다는 덜 하지만 그래도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하루는 하원 후 집에 돌아오는 길에 아이가 이런 말을 했다.


"□□엄마 되게 예쁘더라~"
"□□엄마? 그래? 어디가 예쁜데??"
"그냥. 그냥 되게 예뻐. 제일 예쁜 것 같아"


그 엄마가 누군지 몰라 궁금하던 차에 우연히 유치원 앞에서 마주쳤다. 잘 빗어 정돈된 찰랑이는 머릿결, 마스카라까지 한 듯한 곱게 화장된 얼굴, 하늘하늘한 원피스까지~. 누가 봐도 '신경 잘 쓰고' 나온 엄마였다. 얼굴이 특출나게 예쁘다기보다 잘 꾸민 엄마였다.

맨 얼굴에 집에서 입고 있던 옷 그대로 나온 내 모습이 내가 봐도 창피해지는 순간이었다.

그러고 보니 아이를 유치원에 등원시키면서도 화장을 하고 제대로 외출복을 입고 나온 엄마 아빠가 많이 보였다(물론 나처럼 편안한(?) 차림도 있었지만). 그들 사이에서 난, 헤진 슬리퍼 속 다 벗겨진 매니큐어에 감춰진 각질 가득한 발끝까지 쪼그라들듯 한없이 작아졌다.



 

아이를 키우다보니 화장이 귀찮아졌다. 아이가 아주 어릴 때 아이 얼굴에 내 화장품이 묻으면 좋지 않을 것으로 우려돼 화장품 사용을 잘 하지 않던 때부터인 것 같다. 스킨 로션 등 기초케어를 하지 않는 날들도 많았다. 귀찮기도 했다.

옷도 마찬가지다. 몸이 불어났으니 뭘 입어도 예쁘지 않아 아무것이나 있는 거 대충 입고 다닌 게 사실이다.


꾸미는 것도 잘 못해 굳이 하려는 생각도 안 했다.
그러면서 '뭐 어때~. 나만 괜찮으면 되지~'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나는 괜찮지만 아이는 괜찮지 않았던 모양이다.

내 어릴 적 기억을 더듬어 봤다. 나의 아빠는 이마부터 머리카락이 없는 원형탈모다. 어릴 때 아빠의 그 모습이 조금은 창피했던 기억이 난다. 그게 잘못도 아닌데 왜 그렇게 숨기고 싶었는지 모른다. 나의 아이도 그런 마음일까~.


다른 엄마들을 보며 '예쁘다'고 느끼고 자기 엄마도 그 엄마들처럼 예뻐지길 바라는 걸 보니 '얼굴보다 마음이 예쁜 게 더 중요해'라는 말이 먹힐 시기는 이미 지난 듯 싶다.


아이에게 다시 물었다.


"ㅇㅇ야~. 엄마 화장해야 예뻐?"
"아니. 안 해도 예쁜데 하면 더 예뻐~"
"어.. 그래.. 고맙다^^;"



 

엄마가 아이의 자랑은 되지 못하더라도 치부는 아니어야 할 텐데. 난 언제 살 빼고 예뻐지려나~. 일단 화장이라도 좀 하고 다녀야겠다(그 핑계로 화장품 쇼핑도 하고).


"기다려! 엄마 이제 풀메(이크업) 하고 다닐게! 옷은 기다려봐~ 살부터 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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