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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혼내는 남편에게 화가 나는 속마음 [육아에세이]
> 오피니언    |   2018년03월02일
이미선 (press@leadmom.com) 기자 

[독박육아맘의 애 키우는 이야기] 아이를 혼내는 남편에게 화가 나는 속마음
+WRITE 독박육아맘


{ 7살 아들, 4살 딸을 98% '독박육아'로 키우는 육아맘의 '리얼', '생생', '살벌'한 육아이야기 }



나의 아이들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혼나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다. 누군가 내 아이들을 혼낼 때 속에서 천불이 날 것만 같다.

지금까지 딱히 타인에게 아이들이 혼이 난 일은 없었지만(그 전에 내가 먼저 혼을 낸다) 남편이 아이들을 혼낼 때 역시 화가 날 때가 있다.


남편은 평소 아이들을 많이 혼내는 편은 아니지만 유독 화를 낼 때가 있다. 내가 생각했을 때는 별 것 아닌 일에도 남편은 욱하며 불같이 화를 낸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일이다. 휴일에 외출을 하려는데 아이들이 꾸물거리기 시작했다. 놀던 장난감은 바닥에 그대로 어질러져 있었고, 같이 씻자는 아빠의 말에 큰 아이는 귀찮다며 징징거리기까지 했다. 몇 번 설득하고 달랬으나 아이들은 속수무책이었다.

결국 남편은 폭발하고 말았다. 집안이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화를 내고 바닥에 굴러다니는 장난감을 모조리 장난감 방에 넣어놓고 장난간방 출입금지 명령을 내렸다.

우리 부부는 서로가 아이들을 혼낼 때 절대 끼어들어서 아이들 편을 들지 않는다. 그것이 육아 전문가들의 조언이기도 하다. 그런데 욱하는 남편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화가 치밀었다.

'왜 오바야!'
'뭘 저렇게까지 해!'
'성질은 드러워가지고!!'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한 말들이 속에서 맴돌았다. 감정을 추스르고 남편에게 다가가 나즈막히 얘기했다.

"왜 이렇게 일을 크게 만들어?"


 


아이들을 혼내는 남편에게 화가 나는 것은 그저 아이들이 혼나는 게 싫기 때문은 아니다. 아이들은 분명 혼이 날 행동이나 말을 했다. 그럼에도 그런 아이들을 혼내는 남편에게 화가 나는 것은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 남편만은 늘 아이들 편이길 바라는 내 이기적인 마음 때문이다.

나는 평소 아이들에게 많이 버럭한다. 그래서 밤마다 잠든 아이들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반성한다.

'엄마가 미안해. 내일은 우리 하루 종일 웃는 얼굴로 지내자'

그리고 다음 날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나는 또 화를 내고 있다. 내 안에는 '이미 나는 글렀으니 남편이라도 아이들에게 화내지 않는 아빠였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다. 남편만은 아이들의 잘못된 행동을 너그럽게 이해해주고 따뜻하게 감싸줬으면 좋겠다. 나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서 남편은 그랬으면 좋겠다.

내가 아이들에게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는 것은 합리화시키면서 남편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게 내가 생각해도 참 이기적이다.

남편이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적다는 것도 내가 화가 나는 이유 중 하나다. 남편은 바쁜 일정 탓에 주말에만 아이들을 볼 수 있다(주말에라도 가족과 함께 하는 것이 고맙지만). 늘 아이들을 케어하는 나에 비해 짧은 시간을 함께 하는 데 고작 그 시간도 참지 못하고, 아이들에 맞춰주지 못하고 화를 냈다는 것에 화가 난다.

가끔은 '애들에 대해 뭘 안다고 화를 내!!'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아이들의 평소 사소한 습관이나 생활패턴 같은 것들을 남편이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아이들을 혼내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아이들을 밤에 잘 때 좋아하는 장난감 하나씩을 가져와 같이 자는 습관이 있는데 이를 모르는 남편은 아이들에 잠자리에 장난감을 갖고 들어온다며 혼을 내는 것이다.

물론 남편은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적기에 늘 함께 하는 엄마에 비해 아이들에 대해 잘 모를수밖에 없다. 내가 일일이 다 얘기하지 않는 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종 나는 남편의 그럼 모습에 화가 날 때가 있다.

 


그런데, 남편 역시 내가 아이들에게 화를 내는 것을 싫어한다. 한 번은 아이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성질을 부리는 나에게 남편이 "니가 그러는 게 더 짜증나"라고 한 적이 있다. 아이들이 말썽을 부리는 것보다 그에 대응하는 내 방법에 더 화가 난다는 것인데, 남편에 따르면 혼을 내려면 제대로 혼을 내고 끝내면 될 것을 나는 계속 아이들을 상대로 짜증만 낸단다. 나도 몰랐는데, 내가 그랬었나 보다. 듣고보니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남편과 나는 그동안 서로가 아이들을 혼낼 때마다 기분이 좋지 않았던 모양이다.

남편도 나도 서로의 잘못된 모습을 깨닫고 나니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커졌다. '앞으로는 좀 더 현명해져야지~' 다짐도 했다.


에필로그.
그런데, 하루도 지나지 않아도 또 그러고 있는 나란 엄마(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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