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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살 터울 남매…'현실남매'란 이런 것? [육아에세이]
> 오피니언    |   2018년02월06일
이미선 (press@leadmom.com) 기자 
[독박육아맘의 애 키우는 이야기] 3살 터울 남매…'현실남매'란 이런 것? 
+WRITE 독박육아맘


{ 7살 아들, 4살 딸을 98% '독박육아'로 키우는 육아맘의 '리얼', '생생', '살벌'한 육아이야기 }



큰 아이는 아들, 작은 아이는 딸이다. 작은 아이 임신 중일 때, 아이의 성별이 딸이라는 것이 굉장히 기뻐했다. 미안하지만 아들 둘 키울 자신은 없었다(성차별 아닙니다. 그냥 힘들다는 겁니다).

"혹시 보이세요? 전 안 보이는 것 같은데.."

담당 의사 선생님의 말에 나와 남편은 쾌재를 불렀다. "우리에게도 딸이 생긴다!!"


그때부터 나는 줄곧 꿈꿨다. 다정한 남매의 모습을. 가끔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여동생을 든든하게 지켜주고 잘 이끌어주는 든든한 오빠와 그런 오빠를 잘 따르는 여동생. 생각만 해도 너무 행복했다. 내가 그런 훈훈한 남매의 엄마가 될 것이란 기대감에.







작은 아이를 낳고 아이가 누워만 지내던 시절, 큰 아이는 분명 동생을 예뻐했다. 동생이 울 때면 공갈젖꼭지를 물려주거나 장난감을 갖다 주기도 했으며, 식사시간에 밥을 떠먹여 주기도 했다. 머리를 쓰다듬으며

"oo(동생 이름) 참 귀여워~"

라고 하기도 했다.

어린이집 하원 후 동생의 이름을 부르며 달려가기도 했다. 작은 아이도 그런 오빠가 좋은지 오빠를 보며 방글방글 웃었다. 오빠를 바라보는 눈빛도 따뜻하게 느껴졌다. 그래, 분명 그랬다.

큰 아이 7살, 작은 아이 4살인 지금은, 그때의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대표적인 에피소드를 몇 가지 꼽아보려고 한다.


에피소드 1.

나는 아이들에게 텔레비전을 보여준 후 아이들이 직접 끄게 하는 편이다. 그런데 누가 끄느냐에 따라 아이들 사이에서 실랑이가 벌어진다. 하루는 오전에는 큰 아이, 저녁에는 작은 아이, 다음 날은 오전에는 작은 아이, 저녁에는 큰 아이의 방식으로 반복되는데 그 사이 하루씩 실랑이가 생기는 날이 있다.

"내가 끌 거야!"
"내가 할 거야!"
"내가 오빠니까 내가 해야지!"
"내가 할 거라고!!!(작은 아이의 우기기)"

일단 싸움이 붙으면 내가 규칙을 설명해 줘도 소용이 없다. 누구 하나는 끝까지 불만스럽게 입을 삐죽인다.

상상 속의 남매의 모습을 뭐든 서로 양보하는 것이었는데..."그게 뭐라고 둘이 양보 좀 하면 안 되냐!!!!"

 
에피소드 2.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이다. 청포도를 씻고 있는데 옆에 온 작은 아이 입에 청포도 한 알을 넣어주면서 오빠에게 한 알을 갖다 주라고 내밀었다. 작은 아이는 쪼르르 오빠에게 가서 입에 넣어주려고 했지만

"싫어. 안 먹어! 네가 입에 주는 거 싫다고!!!"

라고 화를 냈다. 그냥 손에 주려는데도 큰아이는 싫다고 뿌리쳤다.

작은 아이가 지금보다 더 아기일 때는 한없이 다정할 것만 같더니..."그것 좀 받아먹으면 어디 가 덧나냐!!!"

 
에피소드 3.

큰 아이와 작은 아이는 서로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의 컵을 쓴다. 한 번은 큰 아이 컵을 씻어놓지 않아서
"oo 먹던 컵에 좀 마셔~"라고 했는데, 큰 아이는 발끈하며 소리쳤다.

"oo 침 묻었잖아~~~ 싫어~~~"

내 상상 속 남매는 먹던 아이스크림도 나눠주는 것이었는데..."침 안 묻은 쪽으로 먹으면 되잖아!!!"

 
에피소드 4.

놀이터나 키즈카페에 가면 큰 아이는 다른 동생들과 잘 노는 편이다. 특히 외동인 남자 동생들은 큰 아이와 노는 것을 좋아했다. 그런데 작은 아이는 꼭 나에게 달려와 같이 놀자고 한다.

"오빠랑 놀아~"
"싫어~~"

큰 아이를 불러

"oo도 좀 데리고 놀아~"
"싫어~ ㅇㅇ랑 노는 거 재미없단 말이야~~"

내 상상 속 남매는 늘 손잡고 데리고 다니면서 위험하게 놀지 않도록 돌봐주는 것이었는데... "니 동생이랑 노는 건 재미없으면서 다른 동생들이랑은 그렇게 잘 노냐!!!"

 
에피소드 5.

큰 아이가 바닥에 누워 있거나 엎드려 있으면 열에 여덟아홉은 작은 아이가 그 위로 올라탄다. 그렇게 잘 놀 때도 있지만 싸움이 나는 경우가 많다.

"야~ 좀 내려가라고~"
"싫어 싫어~"
"오빠 아파. 좀 내려가~"

작은 아이는 좀처럼 고집을 꺾지 않는다. 오빠가 내려가라고 소리를 쳐도 내려오지 않는다. 결국 내가 가서 둘을 갈라놓아야 싸움이 끝난다.

내 상상 속의 남매는 둘이 다정하게 놀고, 딸은 얌전하게 앉아서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것이었는데...'둘이 좀 사이좋게 놀면 안 되냐!!! 넌 왜 계속 오빠 등에 올라타고 난리야!!!"




 

 
물론 둘이 사이가 좋은 때도 많다. 큰 아이는 동생을 잘 챙기고, 작은 아이는 그런 오빠를 잘 따르고. 그렇지만 엄마인 내 눈에는 왜 잘하는 모습보다 못하는 모습만 눈에 띄고 자꾸 혼내게 되는 건지..

대표적인 때는 엄마한테 굉장히 크게 혼이 났을 때. 나는 보통 둘을 같이 혼내는 편인데, 너무 화가 날 때면 "둘 다 방에 들어가 있어!!!"라고 할 때가 있다(이렇게 하는 게 육아 방식 상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러면 둘이 들어가서 엄마 눈치 좀 보고 있다가 속닥이기 시작한다.

"엄마 진짜 나쁘다. 그치?"
"어. 맞아. 엄마가 오빠한테 소리 질렀어. 그치?"
"그러니까. 엄마가 너한테도 막 화내고.."
"맞아 맞아"

이럴 때는 어쩜 둘이 그렇게 죽이 잘 맞는지.."평소에 좀 그러면 안 되냐!!!"




 
사실 나도 안다. 내 상상 속의 남매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설사 어디 존재하고 있다고 해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을. 나 역시 오빠가 있는 남매로 자라면서 많이 맞기도 하고, "쟤 좀 없어졌으면 좋겠어!"라는 말도 들어봤다. 마주쳐도 말 섞을 일도 별로 없었고.

그러다가 성인이 되고 나니 서로의 존재가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얼마 전 MBC <나 혼자 산다>에서 헨리가 오랜만에 만난 여동생을 잘 챙겨주는 모습을 보면서 '아~ 저래야 되는 건데..'라는 생각을 했다. 나의 아이들도 그런 남매의 모습으로 자랐으면 좋겠는데...
일단은 포기하는 걸로~!!!


 
에필로그.
다정한 남매의 모습. 나는 은근 오빠인 큰 아이에게 기대하는 부분이 많은 모양이다. 왜 꼭 오빠의 역할을 강요하는 걸까. 생각해 보니 나도 오빠가 있는 남매인 것(^^;). 대리만족이라도 하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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